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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서 잘 해보자더니..." 의사비난, 한의사들"못참아"-뉴시스

우리들한의원 2008. 1. 8. 13:23

뉴시스

'앞에서 잘해보자더니…' 의사 비난, 한의사들 "못 참아"

[2008-01-08 10:44]


새해 벽두부터 의료계와 한의계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한의계는 의료계가 한의학을 폄훼한다며 이에 대해 분노하고 있는 반면 의료계는 한의계가 별것 아닌 것에 신경쓴다며 무시하는 분위기다.


그러나 이같은 서로간의 대립이 양 협회간의 공방이라는 외적인 형태로까지 드러나고 있지만 정작 협회들간의 화해 움직임이나 적극적인 해결 움직임은 거의 보이지 않고 있는 데다 온라인에서는 저속한 비방까지 오가는 있어 지식층이라는 호칭이 무색할 지경이다.


◇ 새해부터 한의학 비방서 국회 배포


새해부터 대한한의사협회(이하 한의협)이 들썩들썩하다.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이하 일원화특위)가 새해부터 국회의원들에게 배포한 몇 권의 서적 때문이다.


해당 서적은 ‘한방약 효과없다’, ‘미안하다 한의학’ 두 권으로 한약의 부작용이 주내용으로 일본 동경대 다카하시 교수의 책을 일원화특위 권오주 고문이 번역, 출간한 것.


이 책에는 “국민들에게 안전성이 확보되지 않은 한약이 얼마나 위험한지 알리고...”라는 내용의 안내문까지 끼워져 있어 한의학을 비하하는 의도가 분명히 드러나 있다는 것이 한의협 관계자의 설명이다.


8일 한의협 관계자는 “2007년에는 의료법 개악 반대 투쟁에 동참한 바 있고 새해에는 함께 노력하기로 결심한 바 있지만 이번 ‘유치한 폭거’로 인해 그 진의를 의심하지 않을 수 없게 됐다”며 의협의 이같은 행동을 규탄했다.


반면 서적을 배포한 의료일원화위원회는 현재까지 공식적인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 방송 통한 한의학 비방, 대립각 심각


이같은 의사와 한의사간의 대립은 이번 문제 뿐만 아니라 공식적으로 드러나는 대립도 적지 않다.


얼마전 MBC에서 방영하고 있는 드라마에서 극중 출연자가 “한약을 먹으면 간수치가 올라 수술할 수 없게 된다”며 한약을 내동댕이치는 장면이 방영, 한의협이 거세게 항의, 법적인 대응까지 언급하는 상황이 발생했다.


일단 MBC측은 사과의 뜻을 전했으나 이 드라마에는 의사가 공식적으로 자문에 참여하고 있어 사과방송 여부에 관계자들의 관심이 몰리고 있다.


뿐만 아니라 지난해 12월에는 EBS에서 “한약에 스테로이드 비슷한 성분이 있어 뚱뚱해지는 부작용이 있다”는 소아과전문의의 지적에 한의협에서 역시 법적인 대응을 언급한 바 있다.


이에 앞선 지난 11월에는 온라인상에서 한의사에 대한 악성 댓글을 지속적으로 게재한 의사에 대한 문제가 부각돼는 등 최근 분쟁이 수면위로 떠오르는 횟수가 눈에 띄게 늘고 있는 상황이다.


◇ 의협, “지금은 이야기할 때 아니다”


최근 이같이 양한방이 대립각을 세우는 일들에 대해 한의협은 공식적으로는 “서로 가능하면 서로 배척하지 말자”는 입장이다. 각자 장단점이 있으니 서로 인정하자는 것.


한의협 김수범 부회장은 “한약에 대해 의사의 관점에서 보면 부족한 면이 많지만 비전문가이기 때문에 한의사에게 맡기는 것이 좋다"며 "서로에게 맡기는 것이 서로의 학문적 발전도 위하는 것”이라고 말한다.


반면 의협의 공식적인 입장은 “지금은 이야기할 때가 아니다”고 말한다.


의협 김주경 대변인은 “한의협과 자주 교류하고 있으며 정책적인 면에서 함께 토론해야 할 것들이 많이 있다”며 한의학에 대해서는 “차후 과학적인 검증과 더불어 토론할 수 있는 틀이 만들어지면 그 틀 안에서 공식적으로 이야기하겠다”고 말한다.


◇ 의료일원화특위 “한방은 미신”


한의학에 대한 의사들의 배척은 이미 오래된 문제다. IMS등 진료 영역을 놓고 첨예한 대립은 물론, 한약의 위험성에 대해 의협이 검증작업을 하겠다고 나서는 등 지속적인 대립이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같은 한의학 배척의 배경에는 의학과 한의학을 합치는 방안, 즉 의료일원화를 주장하는 의협 공식단체인 ‘의료일원화특위’가 핵심에 있다.


일원화특위는 2006년 한의학전문대학원 설립에 도움을 주었다는 이유로 부산대학교 김인세 총장을 의협윤리위원회에 제소하는가하면 지난해까지 “한방은 미신적이고 사기와 다를 바 없는 행위”라는 성명을 내는 등 공식적으로 의협의 한의사 배척 역할을 하고 있다.


김주경 대변인은 의료일원위 활동에 대해 “긍정하기도 부정하기도 어렵다”면서도 “특별한 문제는 없다”고 답해 의료일원위의 행보를 암묵적으로 인정하는 모습을 보였다.


한편 이같은 의협이 지속적으로 한의계를 공격하자, 한의협 측은 “일종의 침략행위 아니냐”며 이해가 안간다는 반응이다. 각자 영역에서 분명히 장단점이 있는데 왜 적극적으로 한의학만 부정하는지 모르겠다는 것.


한의협 김수범 부회장은 “병·의원들의 경영상태가 좋지 않아 더 예민한 것 같다”며 “서로 발전하는 방향으로 갔으면 좋겠다”고 부탁했다.


이동근 기자 windfly@mdtoday.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