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연,방송,한의협

의료계-한의계 '포옹했다 등돌린' 2007년- 데일리메디

우리들한의원 2007. 12. 31. 14:04

데일리메디

의료계-한의계 '포옹했다 등 돌린' 2007년

다사다난했던 올 한해 醫-韓 관계 돌아보면

[2007-12-31 06:59]


2007년 한의계와 의료계의 관계는 어떻게 정리될 수 있을까? 감탄고토(甘呑苦吐)가 어울리지 않을까 싶다. 한의계와 의료계는 올 초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 반대 투쟁에서 끈끈한 공조 체계를 형성했다. 두 집단이 공식적으로 ‘손’을 잡고 정부를 상대로 투쟁에 나선 것은 사실상 처음이었다. 그리고 두 집단은 서울고등법원의 ‘IMS 관련 판결’로 대립각을 세웠다. 이와 관련,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인 현재, 한의계와 의료계는 치열한 ‘영역 다툼’을 벌이고 있다. 2007년 의료계와 한의계의 관계를 사안별로 정리해본다.[편집자주]


2월 ‘의료법 전면 거부’ 의료계와 손 잡다


서울시와 경기도한의사회를 시작으로 개원한의사협회까지 정부의 의료법 개정안에 대해 ‘전면 거부’를 선언했다. 한의사협회를 제외, 이들은 의료계와 공조, 의료법 개정안 반대 투쟁에 힘을 보탰다.


2월22일 정부가 의료법 개정안 입법예고를 강행할 때까지만 해도 한의사협회는 ‘독소조항 폐지를 전제로 한 비판적 수용’ 입장을 고수했는데, 3월3일 전국이사회를 통해 의료법 전면 거부를 선언, 드디어 의료법 투쟁에 있어 의료계와 완전히 손을 잡게 된다.


3월 독자 행동 협회장 자진 사퇴…보궐선거 돌입


전 의료계와 한의계가 ‘의료법 개정안 전면 거부’를 선언한 뒤, 정부 주최의 공청회가 열렸다. 당시 한의사협회 회장이었던 엄종희 회장은 ‘불참 약속’을 깨고 공청회 자리에 나타났다.


이것이 빌미가 됐다. 한의계는 물론 의료계와의 약속을 깼다는 이유로, 3월18일 한의협 대의원 정기총회에는 회장 불신임안이 상정됐고, 결과적으로 불신임안은 부결됐지만 엄 회장은 “허수아비 회장은 필요 없다”는 말을 남기고 자진 사퇴했다. 그로부터 한 달 뒤인 4월28일 유기덕 회장이 당선됐다.


한의계의 새로운 회장이 당선되던 쯤, 의협은 정치권 불법 로비 사태로 장동익 전 회장의 불명예 사퇴로 혼란을 겪고 있었다.


5월, 말 많던 한의학전문대학원…주도권 논란 일어


의료계의 반대에도 불구하고 국립대에 첫 한의학전문대학원이 설립됐고 올 상반기 내내 2008년 3월 개교인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 준비 과정을 놓고 의료계와 한의계가 신경전을 벌였다.


한의사협회는 한의학전문대학원 교과과정 및 교수진 구성 등에 있어서 한의계가 주도권을 갖으려면 “출중한 경력과 능력을 지닌 한의사를 원장으로 우선 선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한의학전문대학원 추진지원위원회 구성을 보면, 의과대학 교수가 7명이고 한의과대 교수는 2명에 불과하다며, 한의협을 비롯 한의계 각 학회는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아직 정식 발령을 받지 않은 상태인데, 부산대 한의학전문대학원은 최근 제1회 신입생 모집을 완료했다. 총 정원 50명 중 서울대 출신이 15명으로 가장 많아 화제가 되기도 했다.


8월, 다시 불붙은 ‘IMS 논란’


서울고등법원은 8월10일 태백 한 의사의 면허 정지 처분과 관련, 자격정지 처분 취소결정을 내렸다. 서울고등법원은 판결문을 통해 “IMS는 침술과 다르며 IMS는 의사 면허 범위 내 행위”라고 규정했다.


이에 한의계는 “모든 역량을 총 집결시켜 대법원 상고심에서는 반드시 승리하겠다”며 ‘양방 불법 침 시술 고발센터’를 구성하는 등 대대적인 항의에 나섰다. 의협 등 의료계는 ‘더 이상 대꾸할 만한 이유가 없다’는 자세로 전면적인 대응을 자세했지만, 이번 판결로 그동안 의료법 투쟁으로 인한 의-한 공조 체제는 사실상 일단락됐다.


현재 대법원 상고심이 진행 중인데, 한의계는 일간지 홍보 등을 통해 “IMS는 침술과 다르지 않으며 대체의학이라는 미명 아래 불법의료시술을 하고 있는 행태를 절대로 용납하지 않겠다”고 의지를 다지고 있다.


12월, 한약 폄하 강력 대응 등 한약 이미지 제고 노력


유기덕 회장의 취임 이후, 한의협이 중점적으로 펼치고 있는 사업 중 하나는 한약 및 한의학에 대한 적극적인 홍보다. 한의협은 협회 차원에서 한약 및 한의학의 효과에 대한 긍정적인 논문을 홍보했고 ‘불법·불량 한약재 추방 결의대회’를 통해 자체적으로 한약 안정성 문제 해소를 위한 노력을 시도하고 있다.


특히, 한의협은 ‘한약 및 한의학을 폄하하는' 세력에 대해 강력한 법적 대응을 공언했는데, 최근 한 방송에서 '한약에 스테로이드 성분이 있다'고 발언한 의사를 형사고발해 다시 한 번 의료계와 갈등을 일으켰다.


한의협 김수범 부회장은 “한약에 대한 전문가도 아닌 사람이 한약에 대해 잘못된 정보를 이야기하는 것은 옳지 않다”며 향후에도 한약 및 한의학을 폄하하는 공개적인 발언이나 언론 보도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고 밝혔다.


올 초 형성됐던 의료계와의 공조 분위기는 ‘IMS 판결’과 이번 형사고발 등을 거치면서 더 이상 유효하지 않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이근주기자 (gjlee@dailymedi.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