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의 지혜

ㅇ 제안 제도의 미스터리

우리들한의원 2009. 4. 22. 07:48

ㅇ 제안 제도의 미스터리

페이스북 직원들이 신나게 밤을 새우는 이유는?

페이스북은 하버드대를 중퇴한 20대 청년 마크 주커버그가 설립한 미국의 신흥 기업이다. 우리나라의 싸이월드와 흡사하게 인터넷에서 지인들과 소식을 나누는 공간을 제공하는 소셜 네트워크 웹사이트다. 개설된 지 불과 5년 만에 전 세계적으로 1억 명이 넘는 사용자를 확보하는 괄목할 만한 성공을 거뒀다.

페이스북의 성공 비결 중 하나는
그들이 ‘헥카톤(Hackathon)’이라고 부르는,
철야로 진행되는 전사적 제안 프로그램이다.
페이스북이 초기에 인기를 끌 수 있었던 주역인
‘새 소식 전하기(News Feed)’나,
최근 급속한 세계화를 가능케 한 ‘사용자 직접 통역’ 프로그램을 비롯해
수많은 서비스들이 지금까지 10여 회에 걸친 헥카톤에서 나왔다고 한다.

헥카톤은 다른 조직들이 부러워할 만한 구성원 제안의 성공 사례이지만,
사실 전혀 제도화돼 있지 않다. 오히려 즉흥적이고 자발적인 잔치에 가깝다. 이 행사가 어떻게 시작되냐 하면, 구성원 중 누구라도 마음이 내키면 “여러분, 우리 또 헥카톤 합시다” 하며 모두를 초대한다. 소식이 퍼지면 오후쯤 700여 명의 구성원 모두가 하나둘씩 큰 방에 모여든다. “헥카톤을 시작하자”고 외친 뒤, 피자를 주문하고 냉장고에 콜라와 레드불을 가득 채우면 준비는 끝난다.

제각각 평소에 해보고 싶었지만 주당 평균 70시간의 업무량에 엄두를 내지
못하던 멋진 아이디어들을 이때부터 자기 마음대로 골라 작업하기 시작한다.
대개는 누구의 정규 업무에도 포함되지 않은 작업들이다. 젊은 사장도 함께
어우러져 바닥에 주저앉아 밤새 와글와글 떠들어가며 시범 작품이 완성될 때까지 프로그램을 만든다.

무조건 참석해야 한다는 규정도 없고,
누가 집에 가는지 아무도 확인하지 않지만 날이 새기 전에 먼저 떠나고 싶어 하는 사람은 별로 없다. 도리어 무슨 사정이 있어 헥카톤을 놓치기라도 하면 몹시 아쉬워한다. 새벽이 되면 모두 몰려나가 아침을 먹고는 집에 가서 잠자리에 든다.
완성된 시범 프로그램 중 ‘엄청 멋있는 것들은 프로젝트화 되기도 하고,
어떤 것은 당장 다음 주에 페이스북 웹사이트에 올라 전 세계 회원들이 쓰게 될 수도 있다. 디지털 카메라로 서로 찍어준 사진들을 페이스북에 올리고 나면 끝이다. 서류 처리할 것도 없다. 기업에서 제안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에겐 그야말로 꿈같은 광경이다